맨유의 2003/2004 시즌

호날두 영입과 FA 컵 우승

베컴이 떠난 바로 그 여름에 맨유에는 그의 7번 유니폼을 이어받을 새로운 스타가 입단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18세 유망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그가 입단 초기부터 맨유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그에 앞서 7번 유니폼을 입었던 베컴의 인기와 존재감을 생각해보면 그건 그가 아닌 어떤 선수에게도 불가능한 임무였다.

그러나 호날두는 첫 시즌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서서히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2003/2004 시즌 잉글랜드 축구계에는 크게 두 가지의 조적이 남았다.  가장 큰 것은 퍼거슨 감독의 맞수였던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이 리그 무패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것이다.

잉글랜드 역사상 무패우승이 나왔던 유일한 전례가 풋볼리그가 탄생했던 첫 시즌의 프레스턴 노스엔드의 경우였고 당시는 경기 수가 22경기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스널의 무패우승은 확실히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대단한 업적 이었다.

그 시즌 맨유와 아스널은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번째 큰 움직임은 첼시로부터 나왔다.  2002/2003 시즌 중 올드 트래포드에서 브라질의 전설적인 공격수 호나우드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맨유 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전한 일을 계기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를 인수하고 1억 2천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쏟아 부으며 잉글랜드 축구계를 뒤바꿔놓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그런 첼시의 움직임에는  맨유와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인수 직후부터 라니에리 감독에 만족하지 못했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한 것이었다.

첼시를 잉글랜드뿐 아니라 유럽 최고의 팀으로 키우겠다는 야망을 가진 그는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 대회에서도 감독으로서 차지할 수 있는 모든 우승을 차지해본 퍼거슨 감독을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아브라모비치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맨유에 남았다. 맨유를 떠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2003/2004시즌 그런 두 팀인 아스널과 첼시가 나란히 1,2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3위에 그친 맨유의 입장에서 가장 뼈아팠던 부분은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리오 퍼드난드가 8개월의 장기 징계를 받으면서 리그 절반에 나서지 못한 것이었다.

축구협회에서 선수들에게 의무적으로 실시하게 하는 약물 검사에 퍼디난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퍼디난드는 이후 순수하게 약물 검사가 예정되어 있다는사실을 잊었다고 주장했고 맨유는 징계가 지나치다며 항의 했으나 FIFA 측은 오히려 징계기간을 12개월로 늘릴 것을 검토한 후에 결국 8개월로 징계를 부여했다. 스포츠 선수라면 당연히 체크해야할 준수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태만한 결과였다.

그 시즌 맨유는 채피언스리그에서 만난 포르투에 합계 스코어 2-3으로 패배를 당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포르투를 이끌던 감독은 그 다음 시즌부터 첼시에 합류하여 퍼거슨 감독과 벵거 감독의 양강체계를 깨고 새로운 강자로 떠어르는 무리뉴 감독 이었다.

결국 그 시즌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포르투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에서는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무리뉴 감독의 포르투에 트로피를 내준 2003/2004 시즌,  맨유에 부정적인 요소들만 남은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FA 컵 준결승에서 스콜스의 유일한 골로 아스널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 밀월을 3-0으로 제압하며 팀의 11번째 FA  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시즌 맨유의 FA 컵 우승 과정에는 신예 호날두가 5경기에 출전하며 큰 공헌을 했으며 호날두는 결승전에서도 득점을 올려 자신의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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